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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2019.홍콩

20190617. 홍콩여행 4일차 (1).

염분 가득한 저녁 겸 야식에 맥주를 마시고 잠들었으니, 속이 더부룩하고 눈에 소세지가 생긴 채로 일어났다. 소화도 시킬 겸 마지막 호사를 누리자며 수영장으로 갔다.​


날이 적당히 흐리고 적당히 더워서 아침부터 수영하기 좋았다. 사람도 없어서 그것도 더 좋았고. 빡세게 수영하기에는 이미 체력이 바닥인지라 물장구치면서 몇 바퀴를 간신히 돌았다.





매번 찍으면서도 언제나 조마조마한 수영장 발담근 샷. 옆에 뽀글뽀글한 곳은 생긴 건 자쿠지 같지만 그냥 버블만 나오고 똑같은 수영장이다. 뭐 수영장에 연결되어 있는 곳이니 당연한 거겠지.


뭔가 페이스트리가 먹고싶어서 조식당 근처에 가 보니 조식당 바로 옆에 조그마한 카페가 있었다. 직접 굽는 것 같지는 않고 최선이래봐야 냉동생지를 호텔 주방에서 구워 둔 걸 가져다 파는 정도? 그래도 먹고싶어서 작은 빵 두 개를 샀다.






팜하우스 델리가 카페 이름이었구나. 뺑 오 쇼콜라와 미니 크루아상. 딱 냉동 생지 사다가 구워서 진열대에 보관해둔 맛 = 공항라운지 페이스트리맛. 조금만 더 시내쪽이었다면 분명히 아침에 괜찮은 빵을 파는 카페가 있었을텐데 넘나 노스포인트 한가운데기도 하고 예약해 둔 공항센딩차량을 타러 갈 시간이 바득바득 다가와서 그냥 이정도로 타협했다. 마지막날까지 야무지게 네스프레소를 내려 마셨다.​





하버뷰를 바라보면서 마시는 커피는 그래도 맛이 좋았다. 간단하게 아침 간식을 해치우고 부랴부랴 나머지 짐을 싸고 방을 대강 정리한 다음 체크아웃을 하러 내려갔다.


호텔 예약하면서 100HKD 정도?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는 소정의 비용에 에어포트 셔틀 서비스를 제공한다기에 체크인 한 날 예약을 해두었다. 자체 운영 셔틀이 아니라 외부 셔틀회사와 계약해서 제공하는 서비스라서 타 호텔 고객의 예약현황에 따라 공항 도착 시간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넉넉하게 예약을 하는 게 좋다고 해서 아마도 9시 반 셔틀을 예약해 두었던 것 같다. 체크아웃을 하고 컨시어지에 문의하니, 1층 쇼핑몰 입구에 위치한 안내데스크에 이야기를 하고 기다리면 된다고 해서 1층으로 내려갔다. 데스크에 예약사항을 말했더니 셔틀이 약간 늦어진다며, 소파에 앉아서 기다리라고 친절하게 말해줘서 기다리니 시간보다 한 5분 정도 늦은 시간에 셔틀이 도착했다. 기사분도 친절했고, 어느 터미널 몇 번 게이트에 내려주면 되냐고 물어봤지만 내가 몰라서 대답 못함. 나보다 먼저 탄 손님 한 명 밖에 없어서 내가 탄 이후 바로 공항으로 직행했다. 셔틀 서비스에서는 90분 정도 걸릴 수 있다고 했는데 한 시간 만에 도착했다. 고급진 카니발? 타다 비슷하거나 그보다 좀 더 큰 차라서 굉장히 편하게 타고 왔다. 시간만 잘 맞고 너무 돌아서 가지만 않는다면 좋은 서비스이긴 한데, 그걸 개런티할 수 없다는 게 문제긴 하겠다.


공항에 도착한 다음에는 항상 익숙한 순서대로 짐 부치고 보안 통과하고 라운지로. 홍콩 공항에서 아시아나 비즈니스 티켓으로 여러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다던데, 역시 귀찮아서 실버크리스 라운지 한 곳만 갔다. 락사!




조용하고, 아늑하고, 덜 붐비고, 좌석도 여러 종류로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는 좋은 라운지다. 푸드섹션 자체의 크기는 인천 비즈니스 라운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일랜드 앞쪽에 핫푸드, 오른쪽에 콜드코너, 벽쪽엔 두부코너, 뒷벽쪽엔 페이스트리류와 마실 것. 아일랜드 왼편으로 입구를 가리는 위치에 바가 위치해 있는데, 아시아나같이 술만 진열된 곳이 아니라 제대로 사람이 있는 바다. 음료도 주문받아 따라주고, 칵테일도 만들어 주는 제대로 된 바.​






두부가 있는 게 특이했다. 먹진 않았지만 디스플레이가 예뻐서.​





판나코타, 치즈케이크, 뒤쪽엔 미니 치즈보드.





음식 섹션에서 한 구역 건너오면 이렇게 가구로 구분된 좀 더 조용한 구역이 있다. 물론 이곳에서도 음식을 먹을 수 있지만, 좀 더 독서나 업무, 휴식에 적합한 형태의 의자가 배치되어 있는 구역이다. 







이런 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내가 앉아있는 곳은 위 사진의 가벽? 파티션? 바로 옆에 위치한 하이체어 4인 좌석. 사진 찍으려고 그냥 앉아봤다..





가져온 음식은 이렇게. 비행기 타면 비즈니스 기내식 풀로 먹어야 하니까 많이 담지는 않았고, 맛있어 보이는 거 조금이랑 채소류를 며칠 제대로 먹지 못해서 채소류를 좀 가져왔다. 그리고 실버크리스라운지의 하이라이트, 락사. 바 직원에게 주문하면 대기표를 주고, 그 대기표를 테이블에 세워놓으면 다 만들어진 국수를 가져다 준다. 오른쪽 음료는 바에 주문해 받아온 싱가폴 슬링. 그렇다. 깔맞춤 좀 중시하는 편. 근데 싱가폴 슬링 맛있어서 뭐. 깔맞춤 훌륭했다.






싱가폴을 가 본 적이 없어서 락사는 처음 먹어보는 거였는데, 이게 얼마나 정통식 락사인진 모르겠지만 완전히 취향이었다. 살짝 달콤한 코코넛 국물에 향신료향, 듬뿍 들어간 새우와 채소. 튀긴 두부가 국물을 잔뜩 머금고 있는 것까지 취향저격. 맛만 보려고 했는데 국물 조금 남기고 다 먹었다. ​





식사를 다 마치고 라운지를 좀 더 둘러보고자 1인석 섹션 뒤쪽으로 오니까 아예 이렇게 파티션식으로 되어 있는 자리가 있어서 자리를 잡아봤다. 아늑하고 구석진 느낌 완전 좋아해서 대만족.





밥을 다 먹었으니 디저트도 먹어야지. 실버크리스 라운지는 뫼벤픽 아이스크림을 제공한다. 꼭 먹어보고 싶은 특별한 선택지가 있지 않은 이상 아이스크림은 초코지.





1인 파티션석은 이렇게 생겼다. 지금 보니 저기에 독서등도 있었네. 






아이스크림을 먹겠다고 했지 아이스크림만 먹겠다고는 안했다. 판나콧타, 치즈케익, 그리고 아이스크림. 샴페인은 모에였는데, 내가 주문하자 새 병을 따 줬다. 회전율이 얼마나 되는지 몰라도 새 병 따서 받으면 왠지 좀 더 뽀글한 것 같고 기분이 좋지.





기분이 좋으니까 사진을 찍어야지.




책은 굉장히 새거인 것처럼 보이지만 책을 쫙쫙 펴서 읽는 걸 싫어해서 그렇지 읽기는 다 읽었다. 겪어본 적도 없는 제정 러시아에 대한 향수를 느끼게 하는 소설이다. 물론 제정 러시아 시대의 귀족들 대부분은 부패하고 무능력한 사회의 기생충 집단이었지만 소설은 소설이니까 따지지 않는 걸로. 같은 작가의 데뷔 소설은 1930년대 후반 뉴욕을 배경으로 한다고 해서, 뉴욕 여행 때 읽으려고 아껴두는 중. 


모스크바의 신사는 케네스 브래너 제작, 주연으로 미니시리즈로 제작될 예정이라고 한다. 케네스 브래너 이름은 많이 들어봤는데 정확히 어디 나왔는지 기억은 안 나고 그런데 인상이 묘하게 친숙해서 검색해봤더니 록하트 교수님... 아. 그런데 사실 이 배우는 셰익스피어 극단 출신으로 고전극 및 그 현대적 재해석 작품들을 굉장히 많이 제작하고 출연하는 대단한 배우였다. 최근작으로는 약간 애매한 평가를 받았던 2017년작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이 있다. 사실 역시 포와로라고 하면 데이빗 서쳇이지! 라는 꼰대같은 마음이 들어서 보지는 않았는데 나중에 기회되면 구해서 봐야겠다.





똑같은 사진을 몇 장을 찍은거지... 하지만 지우는 것도 귀찮으니까 그냥 놔두기로 한다.






샴페인과 케이크를 맛있게 먹고 비행기를 타러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