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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019.홍콩

20190615. 홍콩여행 2일차 (3).

힘차게 방을 박차고 나와 우버를 불렀다. 홍콩에서 우버 처음 타봤는데 BMW가 왔다.... 세상에 기사양반도 친절하고 우버 좋드만. 피크에 식당을 예약해놔서 피크​까지 어떻게 갈까 고민을 좀 했는데 역시 편한 게 최고였다. 비용도 그렇게 부담되지는 않았고. 호텔에서 부르니 호텔 입구까지 딱 오는 것도 좋았다.


차가 막힐 줄 알고 약간 서둘렀더니 예약 시간까지 좀 여유가 있어서 또 처음으로 뤼가드 로드라는 곳을 가보기로 했다. 피크는 두어 번 왔었는데 사람 굉장히 많은 사자상 근처? 가장 유명한 스팟에서만 야경을 봤었다. 표지판 찾기도 굉장히 쉽고 잘 되어있었는데 아무래도 혼자 가는 거다 보니 해가 지고 나서는 좀 무섭긴 했다. 누군가 일행이랑 같이 가는 게 좋을 듯 하다.


뤼가드 로드는 이쪽으로 가세요. 홍콩 트레일의 일부인가보다. 으 곰팽이...








이런 정글 속 같은 길을 꽤 한참 걸어가야 한다. 신기하게 모기는 없었다. 그리고 새소리가 굉장히 좋았다. ​








중간중간 이렇게 나무가 시야를 좀 덜 가리는 곳들이 있다. 하지만 방향이 달라서 흔히 생각하는 그 홍콩 야경 뷰는 아니다. ​







어디까지 가야 되나 걱정 안해도 되는 게, 가다 보면 그냥 사람 몇 명 모여 있는 곳이 아니라 삼각대가 우르르 설치되어 있고 거의 길이 막힐 정도로 사람들이 몰려 있는 곳이 있다. 그리고 야경을 내려다 보면 우리가 흔히 아는 홍콩 빌딩숲이 보이는 각도가 나온다. 좀 늦게 간 탓에 이미 앞에 사람들이 많이 서 있기도 했고 홍콩 야경이야 워낙에 많이 봤기 때문에 간단히 훑어 보고 식당 예약 시간이 빠듯해 얼른 뒤돌아 나왔다. 이보다는 좀 더 늦게 가야 야경이 예쁘게 보이는 시간이 될 듯. 근데 그럼 오고 가는 길이 정말 무서울 것이다......







돌아오다가 마주친 피크 갤러리아. 그렇게 홍콩을 오면서 저 꼭대기 유료 전망대 한번을 안가봤네 그랴.







피크 갤러리아 맞은 편, 예약까지 해 가며 가고 싶은 식당이 저기에 있었다.








그곳은 바로, 고든 램지의 브레드 스트리트 키친! 원래 홍콩 다른 지역에 있었는데 얼마 전에 피크 갤러리아로 이전 오픈했다고 한다. 굳이 여기를 온 이유는 바로 고든 램지의 시그니쳐 디쉬인 비프 웰링턴을 먹고 싶어서! 갑자기 비프 웰링턴에 꽂힌 이유는.. 딱히 없다. 그냥 먹어보고 싶었다! 고기를 페이스트리에 싸서 구웠는데 맛이 없을 리가 없잖음?


고든 램지의 레스토랑은 다양한 등급으로 전 세계.. 라고 하기엔 주로 영국, 미국, 아시아 몇 곳에 퍼져있는데, 대부분 비프 웰링턴을 판매한다. 그런데 신기하게 미국이나 영국에서는 1인분으로 잘라서 파는 것 같던데, 홍콩에 있는 레스토랑들에서는 한 3~4인분은 되어 보이는 비프 웰링턴 큰 거 한 덩어리를 그냥 다 파는 메뉴밖에는 없었다. HKD 888+. 이걸 혼자 다 먹을 자신도 없고 너무 비싸기도 해서 포기해야 하는 건가라고 생각했는데 우연히 고든 램지 홈페이지를 파다 보니까 6월이 World Wellington Month라고 비프웰링턴을 다양한 방법으로 기념하는 달인 것! 그 기념하는 방법에는 특별한 메뉴 제공(랍스터 웰링턴)이나 원래 안파는 레스토랑에서도 비프 웰링턴을 제공하는 행사도 있었다. 그리고 정말 운좋게 이곳 빅토리아 피크 브레드스트리트키친에서는 나한테 가장 중요했던 비프 웰링턴 1인분을 서브한다고 했다. 혹시 행사가 진행되는게 맞는지 레스토랑에 메일까지 보내서 확답들 받고, Chope로 예약을 진행했다. 그리고 시간 맞춰서 도착! 






날씨가 좋으니 야외에서 먹는 게 좋겠다 싶어 야외로 자리를 잡았고, 가져다 준 메뉴판을 봤다. 왼쪽은 와인리스트. 대강 살펴보는데 메뉴판에 웰링턴 먼스 관련된 안내사항이 안보여서 불안했는데, 지나가던 서버를 붙잡고 물어보니 진행되는 행사가 맞다며, 다만 야외석에 바람이 많이 불어서 행사 안내 미니 pop를 치워놨었다며 잠깐만 기다리라고 하고 다시 가져다 주었다.






요게 바로 그 미니 pop. 디자인 참.. 네.. 할많하않. 뭐 그래도 디자인이 중요한가, 내가 먹고 싶은 거 먹을 수 있는 게 중요하지. 시그니쳐 디쉬로 어 슬라이스 오브 비프 웰링턴! 매시드포테이토와 페퍼콘 소스! HKD 288! 절대 저렴하다고는 할 수 없는 가격이지만 그래도 다 먹을수도 없는 비프 웰링턴 풀디쉬를 HKD 888 주고 사 먹는것 보단 훨씬 합리적이다. 이걸로 주세요!






매장분위기는 약간 고급진 가스트로 펍 느낌?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많이 오고가는 인기 레스토랑인 것 같다. 어린이들도 있긴 했지만 친구 모임, 비슷한 연령대의 그룹들, 연인들이 훨씬 많았다. 







딤섬이 소화가 덜 된 상태여서 산 펠레그리노 한 병 주문하고, 술은 간단히 하우스와인으로.








기본으로 나오는 빵과 약간 휘핑된 듯 한 버터. 콘밀 브레드 느낌이 났다. 따끈한 빵에 가벼운 버터 발라 먹으면 헤븐! 








전체는 후무스와 보리 샐러드. 후무스 좋아해서 집에서도 만들어 먹곤 하는데 역시 프로페셔널 셰프의 솜씨란. 그냥 다른 음식이었다. 보리 샐러드도 향신료가 적지도 과하지도 않게 풍미 딱 잡아주고 간도 완벽하고 보리도 딱 탱글탱글하게 삶아진 멋진 샐러드였다.






그리고 비프 웰링턴! 확실히 한개가 통으로 나오는 게 비주얼적으로 보기 좋지만 이것도 나쁘지는 않았다. 고기는 미디움 레어정도? 야들야들한 식감이었고 페이스트리 껍질은 바삭바삭하긴 했는데 고기랑 페이스트리를 한꺼번에 먹기는 좀 힘들었다. 하지만 먹기 불편하다해도 맛이 워낙 좋았기 때문에 다 용서가 되었다. 고기에 페이스트리인데 그게 맛이 없을 수가 있나. 페퍼콘 소스도 짭짤하고 후추향 톡톡히 나는 게 고기랑 잘 어울렸고, 매시드포테이토도 버터가 넉넉히 들어간 부드럽고 고소하고 맛있는 매시드포테이토였다.








첫날이긴 하지만 아마도 이 장면이 이번 홍콩여행의 하이라이트가 아니었을까.​








디저트로 또 다른 고든 램지의 대표 메뉴, 스티키 토피 푸딩. 이건 전체적으로 어두운 요리라 사진이 더 잘 안찍혔는데, 꾸덕꾸덕한 느낌의 케이크? 위에 달디단 캐러멜 맛의 토피 소스를 끼얹고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얹었다. 한마디로.. 달다! 엄청나게 달다. 밑에 빵도 달고 토피 소스는 더 달고 아이스크림도 달고 난리났는데 세 가지의 단맛이 서로 방향성이 달라서 그런지 단맛이 겹쳐서 질린다기보다는 세 가지 단맛이 서로를 보완해주는 느낌? 커피 한 잔이나 진한 티가 간절하긴 했는데 저녁 다 먹고 늦어지는 시간이라 잠 못 잘 까봐 주문은 하지 않았다. 즐거운 식사에 잘 어울리는 멋진 마무리 디저트였다. 


맛있는 저녁을 먹고 지하 주차장으로 가서 15번 버스 타고 호텔로 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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