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2013.홍콩_1

20130112. 홍콩여행(6).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소호, 예만방, 세바.

순서가... 틀렸다.


우리는 애프터눈 티를 먹고 호텔에 들렀다가 미드레벨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그다음 예만방으로 갔다.


후기를 한참있다 쓰면 이렇게 되는구나.







홍콩에서 '관광지'로 가보고싶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다만 한때 영화를 정말 좋아했었고, 홍콩영화도 즐겨봤던 추억때문에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만은 꼭 타보고 싶었다. 


2박 3일이라는 촉박한 일정 안에 많은걸 하려니 힘들었지만 미드레벨은 꼭 가보고 싶었다.


어떻게 찾아갔는지도 기억나지 않는다. 그저 친구 뒤를 졸졸 따라갔을뿐.. 다시한번 친구야 고맙다.


그래서 센트럴의 어느 빌딩에 연결된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를 찾아냈다.







산위에 있는 자기 집으로 가는 사람들, 관광객들로 밤늦게도 붐비는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조명이 촌스럽고도 예뻤다. 








그냥... 의미없지만... 계속 찍었다. 이시간 이자리에 내가 있다는게 기뻐서.








한참 올라가다보니, 어라. 여긴 어디야. 여기가 그 소호인가? 라고 지나쳐버린 무심한 관광객. 그냥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탄다는게 중요했던 거냐.







이왕 온김에 끝까지 올라가 보자! 며 오기돋아서 종점까지 와버렸다. 어떻게 내려가는지도 모르는데 =ㅁ= 








네 올라왔어요. 여기가 끝입니다. 아무것도 없음. 그냥 길하나 있고 주택가 있고 상점도 별로없음. 그냥 끝. 종점. 어디로가지?








내려가야지....


걸어내려가면서 제대로 못본것들을 좀더 보고 갈까 라며. 


하지만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는 세계 최장 에스컬레이터였고, 우린 그 길을 고스란히 걸어내려와야했으며, 나는 새로 산 플랫을 신고 있었다. 주변을 둘러볼 여유 따윈 없어!!!!!!!!!!!!!!!








그래도 밤의 소호는 휘황찬란했다. 


일정도 빡빡하고 술을 안먹는 친구와 함께고 밤놀이에 익숙하지 않은 3단콤보로, 이번 홍콩여행은 알콜 한방울 없는 드라이 웰빙여행. 


소호에서도 벅적대는 가게들과 외국인들을 구경만 하며 지나갔다.









자리가 없는거니... 어디선가 사온 맥주를 들고 길가에서 웃고 즐기는 외쿡인들.


그옆으로 쓰레기를 치우시는 아저씨의 모습이 묘한 대비.


소호에서 이정표가 된다는 스턴튼즈. 들어가고 싶어도 안에는 이미 송곳 하나 꽂을 자리 없어보였다. 









앞쪽에도 이렇게 사람이 가득. 나이지긋한 아저씨들도 젊은언니들도 멋진오빠야들도 많이 있었다.


언젠가 또 와서 즐겨보고싶다.








소호에서 엄청들 많이 찍는 인증용 그 가게. 색감이 예뻤다.








번쩍번쩍 휘황찬란 소호도 홍콩이지만 붉은 한자글씨 그득한 간판 덜렁덜렁 뒷골목도 홍콩.








엄청나게 불을 밝힌 간판들이 많이 있었는데 한자 까막눈 인간은 그게 뭐하는건지도 모름. 이래봬도 한자 능력시험 3급인가 2급 자격증 있는데... 다 헛거야 헛거...








그래서 드디어 당도한 예만방 혹은 위문펑. 뭐 소호와 위문펑 사이에 이케아와 트램사진이 들어가야 하는데, 알아서 마음의 편집기 돌려서 보면 됨. 


여기서도 친구의 활약.


코즈웨이베이에서 센트럴행 트램 정류장 위치 찾고, 트램 탑승, 그리고 어디서 내려야하나 고민하다가, 종점에서 내리면서 애가 사라짐. 어디간겨? 하고 있는데 세상에 그동네 사는 홍콩 중년부부에게 위문펑이 어디냐고 묻고있는거. 


그 부부도 나도 깜놀. 아니 한국사람들이 어떻게 그런델 아냐며, 외국에서 유명하냐고. 딤섬 먹으려고 이시간에 여기까지 왔냐고.


그러면서 굉장히 친절하게 위문펑 바로앞까지 우릴 데려다줬다. 어차피 자기들 가는 길이라며..


아저씨랑 이야기하면서 걸었는데 아저씨도 해외출장 많이 다니신다고, 홍콩에 잘왔다고, 딤섬먹고는 뭐할거냐고. 


아, 야경보러 센트럴로 다시 갈거라고 하니까 그럼 숙소는 어디냐고. 숙소는 침사추이에요- 했더니 아 그럼 페리는 끊겼겠고 택시나 지하철 타라고. 그래도 너무 늦게 다니지 말라고. 마치 아빠처럼 걱정해 주셨다. 고마워요 아저씨! 아무일없이 잘 놀다왔어요!








드디어 도착한 위문펑 혹은 예만방. 여기도 장국영의 단골집이었다고.. 사진도 붙어있고 뭐 그랬다.









고동색 나무와 흰벽의 인테리어가 인상적이었던 옛날 홍콩분위기, 천장에 달린 나무 실링팬이 열심히 돌아가고 있었다. 


벽쪽 좌석은 키보다 훨씬 높은 칸막이, 가운데는 테이블. 몇시에 닫을까 고민하며 왔는데 9시 반쯤 도착했을때도 아직 마감 전이었다. 


한 10시 정도까진 먹을 수 있을까.










가운데 테이블석. 고급스럽다고 할 수는 없는 분위기지만 확실히 팀호완보다는 중후한 맛이 있었다. 분위기도 중후하고 가격도 중후해..









아침부터 먹고싶었던 연잎찰밥. 원래 시키려고 했던 찰밥메뉴가 떨어졌대서(밤에 돌아다니면 이게 안좋아..) 비슷한거 뭐 없냐고 했더니 갖다준 거.. 


고로 이름도 모르고 뭣도 몰라.









맛있는건 사진 하나 더... 크기는 손가락을 제외한 손바닥 만 했던가.









연잎을 벗기면 이렇게 밥덩어리가..+_+








쪼개보면 버섯 닭 알수없는 견과류 등등 간장양념된 재료들이 들어가있었다. 밥이 먹고 싶었었는데 꽤 괜찮았던 메뉴.









그리고 남들 다 먹는 딤섬은 아침에 먹었으니 땡기는걸 시켜보자는 친구 말에 고른것들. 군만두와 칠리소스에 들어있는 딤섬.


역시 이름도 모르고 뭣도 몰라..








이렇게 해서 전체샷.








군만두의 접사. 동그란만두가 균일하게 익어있는걸로 봐선 군만두가 아니라 튀긴만두구나 너. 근데 속에 뭐들었었더라? 기억안나..









이건 물만두를 양념치킨맛 나는 칠리소스에 담궈둔것. 역시 이름도 속재료도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느끼한 속에 칠리소스가 꽤 괜찮았다.


딤섬을 맛나게 먹고 다시 트램을 타고 나와서 간 곳은, 별들이 소근대는 홍콩의 밤거리 야경을 보러 세바.


홍콩에도 루프탑 바와 고층에 위치한 바들이 꽤 많은데, 그중에서 센트럴 야경을 보기에는 최고라는 세바로 결정.


세바는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 옆에 위치한 프린스 빌딩 꼭대기에 위치해 있다.









네, 올라가시면 세바입니다.


세바 외의 빌딩은 다 문닫았을 시간, 전용 엘리베이터가 운영되고 있었다.








소파베드같이 생긴 자리들이 있었는데, 사람도 많고, 저기 앉으면 뭔가 비싼걸(양주라든가.. 와인을 보틀로..) 시켜야 하나 싶어서


그냥 테라스 난간 옆 스탠딩테이블로.. 하지만 야경을 보기엔 여기가 최적의 장소!


그나저나 저 노이즈 어쩔.


날씨도 꽤 습해서, 렌즈에 계속 김이 서리기도 했다.


빌딩숲들 사이로 홍콩 도로들이 거미줄처럼 얽혀있고, 제각각 조명을 뽐내던 센트럴의 빌딩들이 생각난다.









바로 옆에는 유명한 건축가 누구씨가 디자인했다는 HSBC은행. 야근하는건가? 아마도 딜러들일거야 뭐 이런 쓸데없는 추측을.








친구는 알콜 없는 버진 칵테일로, 난 뭔가 알콜들어간걸로. 술을 주문하면 갖다주는 기본안주. 맛있었다 +_+









내가 주문한 술.. 인데 이름이 생각안나. 후기는 빨리빨리 씁시다.


가격은 꽤 비쌌던 느낌. 얼만진 모르지만.







수다 떨며 저 안에 있는 멋진 언니오빠들은 홍콩 부자겠지? 전세계다국적기업에서 근무하러 홍콩 파견나온 커리어우먼들도 많을거야 오 포스 장난 아니다 뭐 이런 이야기 하고 우리도 돈 많이 벌어서 언젠간 안에서 먹자며 그러고 있었는데 열한시가 넘으니 빌딩들이 조명을 껐다... 깜깜해.


그래서 우리도 하루를 마감하고 집으로 돌아가 잤다. 아 이시간은 페리가 안다닐 시간이라 지하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