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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20190519. 야심차게 시작한 하루 그러나...

​이 모든 일의 발단은 그랜드민트 어쩌구. 원래 그런데 잘 안 가는데 꼭 보고 싶은 무대가 있어서 야심차게 표를 예매했지만... 이날 당일은 엄청나게 폭우가 쏟아졌다. 그저 가볍게 내리는 비 수준이 아니라 하루 종일 계속되는 심각한 비였는데, 웬만하면 갔겠지만 이건 정말 우비로도 우산으로도 감당이 안 될 수준. 아침부터 바리바리 이것저것 다 싸들고 나섰으나 합정쯤 갔을 때까지 계속되는 비를 보고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지하철에서 내려버렸다. 무거운 짐을 감당하면서 수많은 인파에 시달릴 엄두가 도저히 나지 않았다. 페스티벌 측에서는 충분히 진행이 가능한 상황이라며 환불은 해 주지 않았지만 돈이고 나발이고 절대 못가겠어서 괜히 갔다가 기분만 나빠질까봐 그냥 멈췄다. 짐도 무겁고 비도 계속 와서 어쩔까 하다가 일단은 스벅으로 피신했다. 


날씨 때문에도 그렇고 페스티벌을 못 가게 된 것도 그렇고 기분이 급 우울해져서 소소한 사치 부려본다고 리저브를 주문했다. 케멕스 드립은 처음이었는데 일반 드립이랑 차이가 무엇인지 알 리는 없지만 그래도 맛있게 마셨다. 









리저브 쟁반 예쁘네. 리저브 시키면 같이 주는 저 초코렛 맛있다. 커피 마시면서 비 내리는 거 하염없이 보고 있었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비가 그치는 기미라도 보이면 다시 가 볼까 마음의 결정을 못하고 있었던 때였는데, 비는 줄어 들 기세가 아니었다. 집에 다시 들어가긴 싫고, 영화라도 볼까, 피씨방이라도 갈까 생각해 봤지만 짐이 너무 거추장스러워서... 그때 딱 든 생각이 호캉스. 먹을 것도 적당히 챙겨뒀겠다 (페스티벌은 원래 야외에서 안주먹으면서 술마시러 가는거 아님?) 동네도 합정이겠다 너무 비싸지 않은 근처 호텔에서 잠깐 쉬면서 티비 보고 먹을 거 먹고 그럼 되겠다 싶었고, 어플 켜보니 의외로 괜찮은 곳도 많아서 한 곳 예약하고 점심으로 먹을 거 포장해서 이동했다.









점심으로 포장한 건 쿠차라. 샌프란 다녀왔을 때 이후로 가끔씩 치폴레 부리또볼이 먹고싶었는데 쿠차라가 생기고도 지점이 죄다 너무 먼 곳이라 가보지를 못했었다. 이번 기회에.. 싶어서 쿠차라 포장. 부리또 볼로 했고 아마도 돼지고기? 그리고 당연히 과카몰리 추가. 와인은 페스티벌 가겠다고 휴대용 잔까지 사서 준비했던 팩와인. 맛은.. 별로. 








비는 하염없이 내리고... 비가 오니까 뷰는 좋네.









사워크림+과카몰리 조합은 정말 최고다. 치폴레를 먹은지 워낙 오래되어서 그런지 치폴레랑 맛이 비슷한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쿠차라는 쿠차라대로 맛있었다. 채소를 좀만 더 많이 주면 좋을텐데. ​










시원하게 에어컨 켜 놓고 티비 틀어놓고 가져간 안주에 와인까지 신나게 먹고 누워서 쉬다가 시간 다 돼서 집에 가려고 나왔다. 첫 뮤직 페스티벌 경험은 이렇게 근처에도 못가보고 엉뚱한 데서 혼자 놀다가 끝. 오늘의 수확은 의외로 부티크호텔 대실해서 잠깐 쉬면서 맛있는 거 먹는 것도 괜찮다는 걸 알게 된 거? 이렇게 혼자놀기의 스펙트럼이 넓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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