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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20140920. 건대투어

고등학교 때 친구들 양선생, 이지니와 급만남 in 건대

꼭 가보고 싶었던 피자집이 있었는데 일요일엔 문을 닫아 코앞까지 왔었는데 못먹었다는 친구의 말에 그저 콜을 외쳤다.


오랜만에 건대로구나.... 얘들 만날 땐 늘 건대로 오게 된다.

그말은 곧 얘들 만날때 아님 건대에 올일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익숙한 낯선 동네 건대


아 아무리 가도 그 좁아터진 길에 버글버글한 사람과 인도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노점상 및 가게에서 내놓은 매대는 적응이 안돼.



친구가 꼭 가보고 싶었다는 집은 정통 이란식 피자(?!)를 한다는 '페르시안 걸프 피자'

이란에서도 피자를 먹는구나.......


가게 외양 및 피자 가격대는 딱 동네 피자스쿨

외국인이 피자를 굽는데 우리동네 피자스쿨이여.




치즈피자

담백하고 그리 두껍지 않은 빵 위에 토마토 소스를 바르고, 그 위에 피자를 듬뿍 듬뿍 듬뿍 올린뒤 반으로 나눠 한쪽에만 매운 소스를 바른 피자

아참 여긴 선불








요새 수전증이 생겼는가 사진초점이......... 그냥 배고파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대강 이런 분위기다. 외국 아저씨들이랑 언니가 주문받고 서빙하고 피자굽고. 근데 인테리어나 가게규모가 피자스쿨.

특이하게도 이란피자 전문점이고 일하시는분들도 이란분들인거 같은데 성경글귀가 걸려있었다. 기독교인이신가.

이란의 국교 이슬람 아니야??









심하게 흐릿하지만 양고기 믹스피자

치즈피자랑 같은 베이스에 양고기 토핑 추가

양고기 특유의 향기가 좀 살아있고 고기 밑간인지 향신료 맛도 느껴졌다. 양꼬치 찍어먹는 쯔란중에 씨앗같이 생긴거 맛이 남.

치즈피자랑 똑같이 반으로 나눠 한쪽에만 매운소스가 발라져있다. 

매운소스래봤자 많이 매운것도 아니고 살짝 매콤한 정도였지만 기름기있는 양고기라 그런지 이건 매운소스쪽이 더 맛있었다.


가격이 고기들어간 피자가 만x천원, 페트콜라 2500원 정도로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였고 분위기도 페트콜라 시키면 종이컵 인원수대로 주고

커틀러리 따위 없이 비닐장갑 주는 편안한 분위기여서 간편하고 가볍게 먹고 나가기 좋은 집.

양고기가 들었다는 사실 빼고 어디가 정통 이란식 피자인지는 잘 모르겠다.









멀리 가기도 귀찮아서 근처의 COFFEE MARKET

날이 쓸쓸해지니 당이 땡겨서 오가닉 초코 라떼

(단 음료 끊고 아메리카노만 마시겠다고 결심한게 엊그제인데... 난 안될거야 아마)

내가 먹어본 그 어느 곳의 초코 라떼보다도 얘가 더 달았다. 혀가 막 오그라들엇.

먹다 먹다 힘들어서 에스프레소 한잔 시켜서 섞어먹었더니 여전히 달지만 그나마 좀 먹을만해졌다.


여자 셋이 모이면 접시가 깨지는 법

회사생활, 여행, 남자, 결혼, 시댁, 노후, 연예인 가십, 종교까지... 우리의 주제는 어디부터 어디까지인가


목이 아프고 입이 마를때까지 수다떨다가 저녁 일정도 있고 해서 적당한 타이밍에 일어났다.









수다를 너무 떨었는지, 다들 우유가 들어간 걸 마셔서 그런지 목이 너무 타서 도저히 그냥 갈 수 없었다.

공차를 가서 과일주스를 마실까, 커피를 한잔 더 할까 하다가 마침 눈에 띈 그리다꿈

자몽에이드 라임에이드 핑크레몬에이드 하나씩 물고 지하철역으로 고고

한친구는 집으로 또 한친구는 다른 자기친구 집에 놀러간다고 집에 혼자 남을 남편줄 피자 하나 픽업해서 가고

난 예매해둔 영화보러 명동으로









화제의 영화 비긴 어겐을 보았다.

오랜만에 극장나들이를 했더니 주말 저녁 극장 관객의 80%를 커플이 차지한다는 사실을 간과했었다.

뭐 그렇다고 딱히 신경쓰는 건 아니지만.. 그리고 나에게는 씨지뷔의 선물 싱글 비어세트가 있다고.

싱글 비어세트는 맥주 한잔+버터구이 오징어(핫도그나 나초로 교체 가능)+아몬드=7,000원의 다소 비싼 구성.

하지만 극장 매점 기본 가격이 워낙 비싸니 이해할만 하다. 

영화보면서 먹는 맥주는 맛있고, 객관적으로도 어지간한 호프집보다 씨지브이 생맥주는 맛있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버터구이 오징어는 아무리 매점에서 파는거라도 냄새가 너무 민폐라 패스, 점심에 먹은 피자가 아직 소화 덜 된 상태여서 핫도그도 패스

결국 맥주 짝꿍 나초 당첨. 치즈소스 맛있었다.


영화는 재미있었다. 감독은 자기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선택한 것 같았고

배우들도 연기 잘하는 축에 속하는 사람들이라 불안감 없이 볼 수 있는게 좋았다. 키이라 나이틀리는 정말 이쁘게 말랐더구만. 노래도 잘하고.

제일 보고싶었던 애덤 리바인은 수염밖에 기억에 안남는다.


연인사이, 서로의 마음이 짜맞춘듯 하나였던 아름다운 순간들은 언젠간 끝이 나기 마련이고,

이미 지나버린 그 순간들은 아무리 붙잡으려고 노력해 봐도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누군가는 그 무덤 위, 다시 새로운 순간들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더 이상 뒤돌아보기를 거절한 채 그 아름다웠던 순간들을 마음 속에 품어 진주로 만들어낸다.


영화 마지막 장면, 자기가 버렸던 그레타의 빛나는 재능과 소중함을 뒤늦게 깨닫고 그녀를 붙잡기 위해 콘서트장에서 열심히 노래부르던 데이빗

하지만 그 자리에서 이제는 너무 달라져버린 그와 정말로 헤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오히려 더 깨닫고 뒤돌아서는 그레타

사라져버린 그녀의 빈자리를 보던 데이빗의 눈빛이 흔들리던 장면과 슬픈 표정이 기억에 남는다.


그여자 작사 그남자 작곡에서의 비슷한 장면이 생각났다.

인기가수에게 자신들의 노래를 주었지만, 전혀 다르게 바뀌어버린 노래를 들으면서도 어쩔 수 없다며 현실에 타협하고자 하는 남자주인공

그런 그를 이해할 수 없어서, 자신들의 소중한 추억을 그렇게 함부로 다루는 그에게 화가 나서 이별을 고하는 여주인공

하지만 결국 콘서트장에서 남자주인공은 오리지널 버전으로 노래를 부르게 되고, 둘은 다시 해피엔딩.

 헐리웃 로맨틱 코미디의 정석 결말이군. 이 영화도 다시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