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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쓰기/국내

가구 고민 - 책상의 건.

책상이 너무 좁고 제대로 된 서랍이 없어서 도무지 방 정리가 되지를 않는다. 사실 집에서 책상을 쓸 일이 그렇게 많이 없었는데 그럴 필요가 생겨버렸다. 대강 구색 갖춰놓은 책상 의자로 그냥 버티기에는 내 허리 무릎 어깨 목관절이 넘나 아파서... 아이고 삭신이야. 어찌저찌하다가 의자는 제대로 된 걸 하나 맞췄는데 (아 의자 후기도 써야 되는구나...) 책상은 그럭저럭 쓸 만 하다고 생각했지만 역시 공간이 너무 좁다.

 

그래서 아무튼 고민중인데, 일단은 크기.

 

가로 길이가 1500보다는 길었으면 좋겠고 세로는 당연히 600 이상. 700, 800도 좋은데 이건 실제로 감이 잘 안와서 아직까지는 딱 결정은 못하겠다. 높이는 지금 책상이 새로 산 의자랑 딱 맞아서 그것과 같은 높이(720)로.

 

두번째로는 흔들림

 

지금 쓰고 있는 책상이 급하게 마련한 소프시스 입식좌식 컴퓨터책상인데, 이게 튼튼하긴 튼튼한데 다리도 좀 가늘고 나사로 상판이랑 체결해 놓은 거라 아무래도 좀 흔들린다. 더구나 선이니 뭐니 복잡해서 벽에 딱 붙이지 못하고 쓰다 보니까 타자를 조금만 세개 쳐도 책상 자체가 흔들리고, 모니터암으로만 지지되는 모니터 흔들림이 가중됨. 이건 모니터암 자체의 문제는 아닌 듯 싶은데 잘은 모르겠다. 어고트론이니까.. 그 문제는 아니지 않을까..? (아 모니터암 후기도 써야 되는구나..) 그래서 아무튼 구조적으로든 뭐든 좀 탄탄하게 잡아줘서 흔들림이 덜했으면 좋겠다.

 

세번째로는 당연히 모니터암 설치 가능.

 

지금 책상도 상판과, 그와 거의 비슷한 크기의 프레임을 바로 연결해서 조립하는 조립식 책상이라, 모니터암이 원래 설치되어야 하는 위치인 책상 뒷편에 설치가 어려워서 옆쪽으로 설치해서 가운데로 모니터를 밀어서 쓰고 있다. 프레임이 앞에서 보면 뒤집어진 U자 형이라 앞뒤의 지지대는 상판의 끝까지 나와있어서 그쪽으론 모니터암을 설치할 수 없고 양 옆에서는 안쪽으로 좀 들어가 있어서 여유 공간이 있기 때문에 모니터암을 설치할 수 있다. 하지만 왼쪽으로는 선반이 있어서 왼쪽으로는 모니터암을 설치할 수 없다. 결론적으로 모니터암 설치는 오른쪽에만 할 수 있는 것. 그러니까 새로 사는 책상도 앞면을 제외하고 세 면 중 한 군데라도 모니터암 설치가 가능한 공간이 나와야 하는데, 즉 상판 둘레와 동일하게 사각형으로 프레임이 연결되는 형태의 데스크는 쓸 수가 없다.(이래서 두닷 및 그 외 수많은 조립식 책상 아웃) 그리고 또 하나, 32인치 커브드 모니터를 모니터암에 마운트해서 사용할 때 상판이 휘지 않을 정도로 하중을 받칠 수 있어야 한다.

 

네번째로는 세트 서랍의 유무.

 

뭔가 세트로 기획된 서랍이 있어서 함께 구매해서 책상 아래에 꼭 맞는 높이로 집어넣고 싶다.. 는 세트병 환자의 마음.

 

마지막으로는 가격

 

싸야지.... 좋은 책상 써서 두고두고 쓴다 이런거 없다. 너무 질린다고. 

 

그래서 합리적인 가격 범위 내에서 좀 찾아봤는데, 다음과 같은 후보군이 추려졌다.

 

1. 이케아 알렉스+린몬+아딜스 조합

- 사이즈: 1500(L) X 750(W) X 720(H)

- 가격: 현재 신학기 세일중이라 119,000원+배송비 59,000원. 세일이 끝나면 139,000원+59,000원.

- 색상: 올화이트. 

- DIY: 자가조립.

 

원래는 가장 유력했던 조합. 하지만 아무래도 이케아 특성상 탄탄함은 기대하기 힘들고, 그만큼 흔들린다는 이야기가 많기 때문에 애초에 책상을 사고자 하는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

 

그리고 색 옵션이 너무 적다. 알렉스 서랍이 현 시점에 화이트/블루 두가지 선택밖에 없고 린몬 상판은 블랙브라운/화이트라서 어두운 색으로는 조합이 안된다. 블랙브라운이랑 블루 진짜 안어울려!!! 이케아는 역시 올화이트지. 하지만 문제는 내 의자가 블랙프레임에 흐린 베이지 패브릭이라는 거. 흰 데스크랑은 역시 죽어도 안어울린다!!! 그리고 차가 없기 때문에 배송비가 많이 드는 게 가장 큰 단점이다. 물론 합해도 다른 제품들보다 저렴하긴 하지만 제품가격으로 돈을 많이 쓰는 거랑 배송비로 돈이 많이 나가는 건 느낌이 좀 다르다. 그리고 아딜스 다리가 너무너무 싼티남.

 

가장 큰 장점은 알렉스 서랍장이 예쁘다.

 

2. 데스커 컴퓨터 데스크

- 사이즈: 1600(L)X700(W)X720(H)

- 가격: 159,000원. 무료배송. 서랍 추가 원하면 3단 슬림 서랍 선택시 최저가 기준 +109,000원, 3단 일반형 서랍은 +117,000원.

- 색상: 네 가지 조합이 가능한데, 그 중 나는 메이플 상판+빈티지블랙 다리.

- DIY: 자가조립, 단 7,000원 추가하면 조립 시공 가능.

 

일룸에서 만든 오피스 가구 전문 브랜드? 라고 한다. 의자는 시디즈, 책상/책장/서랍장 등은 데스커 이렇게 나뉘는 건가? 정확하지는 않다. 1200*600부터 1800*700까지 다양한 사이즈 중에서 원하는 사이즈를 고를 수 있고, 상판을 받치는 프레임이 x자 형태로 가로지르게 되어 있어서 가운데를 잘 받치는 느낌이기도 할 뿐더러, 모니터암 설치에 가장 무리가 없는 디자인. 특히 상판 뒷편에 멀티탭 거치대가 기본으로 포함되어 있고 선 정리가 쉽도록 상판이 파인 디자인이라 정말 컴퓨터용이라는 걸 고려해서 나온게 맞구나 하는 느낌. 가격도 책상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서랍을 포함할 경우에는 좀 비싸진다. 그리고 이 서랍이 문제인게, 서랍이 책상 바로 밑까지 꽉 차는 형식이 아니라 공간 낭비가 좀 발생한다. 정말로 사무실에서 쓰는 그 3단서랍이라...

 

서랍의 두 가지 사이즈 옵션 중에서 3단 슬림 서랍은 이것저것 정리해 넣어야 하는 잡동사니가 많은 입장에선 정말로 의미 없는 사이즈. 그런데 3단 일반형은 화이트밖에 없다. 일반형 서랍 후기 좀 자세히 보니까 맨 윗서랍이랑 아래 두개가 재질이 다른 모양. 그래서 맨 위 플라스틱 칸은 레일도 제대로 안달려있는지 엄청 빡빡하다는 평이고, 아래 두개는 흰색인데 나뭇결이 엄청 표나게 되어 있는데, 이게 예쁜 나뭇결 느낌이 아니라 지저분해 보인다는 게 문제. 대체 디자인 뭐지... 그렇다고 슬림 서랍에 있는 빈티지블랙이 이쁘냐? 그것도 아님. 빈티지 블랙 테이블 상판 색깔이라 빈티지 블랙 다리색이랑은 완벽하게 일치하지 않는데다가 요상스럽게 테두리는 또 메이플색을 살려놔서 아무튼 얼룩덜룩하다. 데스크 자체는 마음에 드는데 서랍이 가장 큰 불만족 사항.

 

 

3. 펀잇쳐스 F1 데스크

- 사이즈: 1600(L)X700(W)X720(H)

- 가격: 195,400원+배송조립비 29,800원. 서랍 추가할 경우 +119,800원+배송조립비 10,000원. 

- 색상: 훨씬 다양한 조합이 가능함. 일단 나는 메이플 상판+블랙 다리.

- DIY: 배송조립비가 기본으로 포함되어있으므로 기사분이 조립해 주신다.

 

모듈형 가구. 상판이랑 다리뿐 아니라 온갖 부속 옵션을 다 달아서 본인의 필요에 맞게 별 희한한 모양을 다 만들어서 쓸 수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상판+다리면 되기 때문에 그건 나에게는 의미가 없고, 일단 튼튼해 보이는 게 가장 큰 강점이다. 그런데 상판을 받치는 프레임이 양 옆으로는 상판이랑 똑같은 길이로 나와 있고 앞 뒤로는 약간의 여유를 두고 안으로 들어가 있는 디자인인 것 같은데, 과연 모니터암을 설치할 만한 여유가 되는지가 불확실하다. 상판 아래 프레임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알 수가 없다. 

 

서랍은 이것도 제일 무난한 삼단 서랍. 손잡이랑 캐스터/받침대 여부를 마찬가지로 선택할 수 있고, 상판 재질이 다양한 만큼 거기에 딱 맞는 재질로 서랍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가장 큰 단점은 일단 저 프레임 문제랑, 홈페이지가 불편하다는 거랑, 블로그 바이럴이 정말 심하단 거. 물론 제대로 된 가구 후기 찾기 힘든 건 모든 브랜드가 다 마찬가지인데 펀잇쳐스 후기는 판에 박은 듯한 문구가 반복되어 티가 너무 나는 바이럴 포스팅의 비중이 너무 높다. 만족스럽게 쓰고 있는 사람도 분명히 있겠지. 근데 정부/지자체 지원? 받아서 사업하는 거에 대한 불신(개인적인 이슈) + 바이럴 잔뜩 + 홈페이지 불친절 세 가지 콤보는 영 좀 그렇다.

 

홈페이지가 왜 불편하냐, 할 말은 많은데 이건 확실히 개인 선호도의 문제니까 넘어가는 걸로. 다만 한 가지 진짜 신기한 건 홈페이지 메인 내비게이션에 TRY IT이 대체 뭔가 하고 눌러봤더니 원하는 모듈 선택해서 구성해볼 수 있는 멀쩡한 configurator(가상 플래너?)가 있었다. 심지어 엄청 잘 돌아감.(한 가지 빼고) 근데 왜 이름을 저렇게 실제 정체를 알 수 없게 지어 놓은 걸까. 뭐 전반적으로 메뉴명 선정이나 페이지 구성이 전부 다 알 수 없고 모호하게 되어 있는 걸 보면 자기네 회사 홈페이지의 미로에서 탐험을 즐겨 보라는 철학이 담겨 있는 건가... 아무튼. 이 configurator에서 잘 안 돌아간다는 한 가지는 바로 가격 산정 기능이다. 옵션을 선택하는 거에 따라 상품 번호랑 가격 산정이 자동으로 되는 걸로 봐선 바로 주문으로 넘어가는 기능도 들어있는 것 같은데 -귀찮아서 끝까지 해보진 않음-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이상한 건 모든 옵션을 상세하게 선택할 수 없다는 거랑(서랍 옵션으로 선택할 때 손잡이랑 캐스터 선택지 없음) 모든 옵션을 선택했을 때 가격이 장바구니와 다르다는 거. 실제 내가 고른 옵션 기준으로 장바구니에 담은 가격은 351,400원인데 TRY IT! 으로 담았을 때 가격은 360,400원이 나온다. 왤까...? 프로모션 반영 안됨...? 구매 페이지로 넘어가면 설명이 보이려나... 하지만 귀찮아져서 여기까지 보다 말았다.

 

제품 사진도 내가 원하는 구성으로는 딱 볼 수가 없어서 이미지는 없다. 상품 페이지에 쓸데 없는 기업 홍보용 납품 이미지만 잔뜩 넣어 두지 말고 제품 사진이나 색상 조합별로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아무튼 그래서 이렇게 세 가지 제품을 열심히 파 봤는데, 대부분의 경우가 그렇듯 100% 마음에 드는 제품이 나타나지는 않았다. 그래서 아예 아무것도 사지 말고 있는 잡동사니를 다 내다버리고 말까 하는 생각까지 들던 찰나에, 집에 있던 소프시스 책상 제품명이 궁금해서 좀 뒤져 보다가 아직까지 같은 제품이 만들어지고 있는 걸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다. 

 

타자를 칠 때 모니터가 흔들리는 건 손목을 떼고 타자를 살살 치면 크게 거슬리지는 않는다. (어차피 타자 칠 때의 바른 자세는 손목을 떼는 게 맞다 - 강제 자세 교정!) 그렇게 되면 남는 문제는 심각한 공간 부족이니까, 소프시스의 제품 중에서 색상 비슷하고 사이즈 적당한 걸 골라서, 현재 책상에 붙여 쓰는 건 어떨까 하는 거. 

 

의외로 그럴 듯한 아이디어인 것 같아서, 원하는 책상 크기를 대강 상상해서 줄자로 사이즈를 대충 재 봤다. 지금 쓰고 있는 책상은 1200*600이고, 여기에 붙일 책상은 너무 많이 튀어나오지 않도록 가로 한 1미터 정도면 될 것 같고, 폭은 소프시스가 만드는 책상 폭이 480, 600, 800 뭐 이런데 600은 너무 크고 480 정도면 적당할 것 같다.

 

이게 지금 쓰고 있는 책상이고, 

 

이게 새로 사려는 위더스 멀티 책상 1048 사이즈. 상판 색상이 좀 달라보이는데, 뭐 그 정도는 받아들여야지. 그러니까 아래 저 1048 사이즈 책상을 세로로 돌려서 위 컴퓨터 책상 우측에 붙여서 쓰겠다는 원대한 계획. 더구나 서랍장도 헬메르 짭 철제서랍을 책상이랑 딱 맞는 사이즈로 팔고 있어서 그야말로 최적이었다. 물론 철제서랍.. 넘나 약하고.. 시끄럽고.. 부실하고.. 조립해야하고.. 다 아는데 일단 싸고 이쁘니까. 책상만 한 2~3만원 대고 철제서랍이 한 4~5만원대. 

 

근데 문제는 지금 저 1048 책상을 안판다. 모든 쇼핑몰에 다 품절이다. 문의글도 남겼는데 2주 내로 입고 예정이 없는 일시품절상품이란다. 단종만 아니면 되는데.. 지금 당장 책상이 없는 건 아니니까 기다렸다가 사도 된다. 단종만 아니면. 답변에 일시품절이라고 했으니까 단종은 아닌 거겠지...? 

 

결론적으로 위더스 멀티책상 1048 티크/블랙 재고가 풀린다면 그거랑 소프시스 철제서랍을 같이 살 거 같다. 일단 집에 있는 책상을 안 버려도 되고, 가격도 싸고, 일이 너무 커지지 않는다. 튼튼한 책상을 새로 사고 싶었지만, 그건 뭐... 꼭 필요한 건 아니고, 일단은 멀쩡한(?) 책상 버리는 거 너무 아까우니까. 요새 좀 신경 쓰고 있는게 가능하면 쓰레기 버리는 양을 좀 줄이려고 일단 노력중이긴 해서..

 

만약에 재고가 안풀린다거나 기타의 이유로 못사게 된다면? 일단 책상 자체는 데스커가 가장 마음에 든다. 서랍이 문제지. 데스커 책상을 사고 펀잇쳐스 서랍을 따로 사거나, 아니면 아예 서랍을 새로 알아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소프시스 철제 서랍이 데스커 책상 하단에 들어가려나? 

 

후딱 찾아보니까 철제서랍 바퀴 안달고, 데스커 책상 높이조절기를 최대로 늘리면 들어간다고 한다. 이렇게 조합해도 좋겠네.

 

참 뭐 하나 사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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